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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 관련된 일본어/치과의 현실 in Japan

일본 치과가 편의점보다 많다고? 왜?(日本歯科がコンビニよりその数が多い理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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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에 제가 '일본에서 활동하는 치과의사는 과연 얼마나 벌까?'라는 주제로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활동하는 치과의사는 과연 얼마를 벌까? Part 1. 페이닥터의 급여(勤務歯科医の給料) (tistory.com)

 

일본에서 활동하는 치과의사는 과연 얼마를 벌까? Part 1. 페이닥터의 급여(勤務歯科医の給料)

일본에서는 치과보다 편의점이 많다, 일본 치과의사는 급여가 낮으며, 더 이상 메리트가 없는 전문직에 속한다 등등의 이야기를 들어보신 분들이 어느 정도는 계실 겁니다. 일본에 대해 어느 정

ccworld99.tistory.com

 

저는 위 포스팅의 첫 문장으로 '일본에서는 치과보다 편의점이 많다... (이하 중략)'라고 쓸 만큼, 일본 치과의사는 과잉으로 공급되어 있는 것이 일본의 현실인데요...

 

아래 이미지처럼 일본 치과의 수는 편의점보다 많습니다. (69000개 vs 55000개)

출처는 その数コンビニ以上!歯医者は本当に過剰供給なのか調査してみた | なるほど!ジョブメドレー (job-medley.com)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이유로 일본 치과의사는 과잉으로 공급되어 온 것일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ㅎ

 

 

㉮ 취미 삼아 번역 중인 일본 치과 서적의 소개

 

뜬금없지만... 아주 잠깐만 제가 취미로 번역하고 있는 일본 치과 서적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왼쪽 이미지의 서적 제목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초보 임상의사 서브 노트 (치료 계획, 치료 순서 편). 오른쪽 이미지는 해당 서적의 100p인데, 이 부분에서 일본 치과계의 역사가 간략하게 언급이 됨. 출처: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이며, 해당 서적은 若手臨床医サブノート.

 

 

제가 좀 특이한 사람이라... 심심하면 이렇게 일본 치과 서적을 구매한 뒤 한글 프로그램으로 번역본을 작성합니다.

참고로 이미 한 권은 번역을 완료했고요 ㅎ

 

근데 제가 이 책을 읽던 도중에 오른쪽 이미지 (해당 서적의 100p)와 같이, 흥미로운 글 내용을 발견해서 소개하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오늘 말하고 싶은 주제와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아래와 같이 번역해 봤습니다.

 

 

(중략) 1970년대는 고도 경제 성장으로 제1차 베이비붐(世代)에 태어난 세대를 부모님으로 모시는 자식들이 태어난 시대이다. 이 시기의 치과의원은, 치과의사 1인이 하루에 50 ~ 100 이상 진료하고 있었다. 이런 상태를 피하기 위해 1961 ~ 79년 총 18년간, 한 번에 22교의 치과대학 대학 치학부가 설립되었으며 합계로 따지면 29가 되었다. (중략)

 

 

㉯ 1960 ~ 70년대에 치과대학이 갑자기 늘어난 배경

 

위의 번역에서 알 수 있듯이, 1960년 전까지는 일본 치과대학의 수는 매우 적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시기까지의 일본 치과의사 양성은 旧制歯科医学専門学校로부터 이루어져 왔는데요.

참고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 이후에도 끝까지 살아남은 旧制歯科医学専門学校는 6군데입니다.

이를 旧六(きゅうろく)라고 하며, 즉 6개의 旧制歯科医学専門学校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① 旧六(きゅうろく)는 어떤 학교인가?

 

다음과 같이 나열할 수 있습니다.

 

私立東京歯科医学専門学校 1907년 9월에 설립 현 사립 도쿄 치과대학(東京医科歯科)
私立日本歯科医学専門学校 1909년 8월에 설립 현 사립 일본 치과대학 생명치학부(日本歯科大学生命歯学部)
私立東洋歯科医学専門学校 1916년 5월에 설립 현 사립 일본대학 치학부(日本大学歯学部)
私立大阪歯科医学専門学校 1917년 9월에 설립 현 사립 오사카 치과대학(大阪歯科大学)
私立九州歯科医学専門学校 1921년 7월에 설립 현 공립 (일본에서 유일) 큐슈 치과대학(九州歯科大学)
官立東京高等歯科医学校 1928년 10월에 설립 현 국립 도쿄의과치과대학 치학부(東京医科歯科歯学部)

 

제가 예전에 '일본 치과대학 랭킹'에 관해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는데, 그 포스팅을 읽으신 분들은 낯익은 일본 치대의 이름이 쉽게 보이실 겁니다.

 

旧六의 특징은 설립 당시 사립이 5교인 반면, 관립 (현재 의미로는 국공립)이 1교밖에 없을 정도로 사립의 강세가 두드러집니다.

 

반대로 말하면, 당시 구 일본 제국대학(帝国大学)에서는 치과대학 혹은 치학부 (우리나라는 치의학과로 부름)가 하나도 없었다는 의미도 되겠죠.

 

 

② 1960년대 일본에서 사회적 이슈가 된 충치의 홍수(虫歯の洪水)및 치과의사의 부족

 

전후 일본의 경제 상황이 급격하게 좋아지면서, 그만큼 일본 사람들은 음식 및 기호품을 자주 섭취할 수 있게 됩니다.

그만큼 충치가 생겨버리는 경우도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으며(虫歯の洪水라고 표현), 그에 따라 치과 치료의 수요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었고요...

 

하지만 1960년까지는 일본 내에 존재하는 치과대학의 수가 불과 7교였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6개의 旧六와, 1960년에 설립된 국립 오사카대 치학부(大阪大学歯学部)가 그 예시인데요.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치과 치료의 수요를 따라잡아야만 했습니다...

치과의사 수의 부족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정부는 치과대학 및 치학부 설립을 권장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1965년(昭和40年)에 이르러서는 추가로 다음과 같이 6교 (국립교 3 + 사립교 3)가 더 생겨납니다.

 

국립 히로시마대학 치학부(広島大学歯学部) 1965년 4월에 설립
국립 토호쿠대학 치학부(東北大学歯学部) 1965년 4월에 설립
국립 니이가타대학 치학부(新潟大学歯学部) 1965년 4월에 설립
사립 아이치가쿠인대학 치학부(愛知学院大学歯学部) 1961년에 설립 (일본 내에서 7번째로 설립된 치학부)
사립 카나가와 치과대학(神奈川歯科大学) 1964년에 4월에 설립
사립 이와테 의과대학 치학부(岩手医科大学歯学部) 1965년에 설립

 

즉, 昭和40年인 1965년에 이르러서는 일본의 치과대학 및 치학부 수는 13교가 되겠습니다.

이때 일본의 인구는 9795만명이었고요.

 

 

③ 아직도 치과대학이 부족해! 그래서 더 늘려야 한다...

 

참고로 2023년 우리나라의 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은 11교이고, 인구는 대략 5천만명입니다.

하지만 1965년 당시 일본의 치과대학 및 치학부는 13교인 반면, 인구는 대략 1억명이었으니...

 

1970년, 일본 정부는 아직도 치과대학의 수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였고, 치과대학 및 치학부 설립을 계속 추진합니다.

 

이때 일본 정부는 인구 10만명당 치과의사 50명이 적정한 수치라고 가정한 뒤에 치과대학 및 치학부 신설을 추진한 것인데, 자세한 내용은 제가 따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어쨌든 1966년부터 1979년 총 14년 동안 무려 16교의 치과대학 및 치학부 설립이 이루어졌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참고해 보세요 ㅎ

출처는 2.歯科大学・国立大学歯学部増設の歴史 | 日本歯科大学校友会 (koyu-ndu.gr.jp)입니다.

 

 

 

 

참고로 위 이미지에서 몇몇 대학은 다음과 같이 명칭이 변경되었습니다.

 

城西歯科大学 현 사립 메이카이대학 치학부(明海大学歯学部)
岐阜歯科大学 현 사립 아사히대학 치학부(朝日大学歯学部)
東北歯科大学 오우대학 치학부(奥羽大学歯学部)
東日本歯科大学 현 홋카이도 의료대학 치학부(北海道医療大学歯学部)

 

 

㉰ 일본 정부의 치과의사 수 예측은 실패... 치과의사 과잉 배출

 

제가 앞에서 1970년 일본 정부는 인구 10만명 당 치과의사 50명이 적당하다는 수치로 가정했다고 말씀드렸죠?

이 비율이 달성된 시점은 언제일까요?

 

정답은 1984년입니다. (인구 10만명 당 치과의사 52.5명)

불과 14년 만에 일본 정부의 목적이 달성된 것인데요...

 

이때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서 예과 2년, 본과 4년 해서 총 6년이라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봐야 합니다.

위에 언급된 1984년은, 1979년에 설립된 오카야마대학 치학부(岡山大学歯学部) 및 나가사키대학 치학부(長崎大学歯学部)에 입학한 학생들은 미처 치과의사도 되지 못한, 매우 이른 시기라는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즉, 일본 정부는 치과의사 정원 및 치과대학, 치학부의 적정한 수의 예측에 실패했다는 의미입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출처는 마찬가지로 2.歯科大学・国立大学歯学部増設の歴史 | 日本歯科大学校友会 (koyu-ndu.gr.jp)입니다.

 

 

2016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 당 무려 82명의 치과의사라는 과잉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더욱이 출산율이 20세기와 다르게 떨어지고 있는 일본 입장을 볼 때, 이런 치과의사 수의 과잉은 더욱더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물론 일본 정부도 이런 문제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으며,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내세웠습니다.

해당 내용은 다음 포스팅 때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일본어 표현입니다.

 

旧制(きゅうせい): 구 제도, 예전 제도

洪水(こうずい): 홍수

需要(じゅよう): 수요

供給(きょうきゅう): 공급

達成(たっせい):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