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치과 진료를 하다 보면, 분명히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불편감 혹은 이질감을 반복하여 호소하는 환자가 계십니다.
그런 반복적인 환자의 호소를 제가 듣다 보면 말이죠...
처음에는 '왜 그러지? 예민한 환자네... 내가 행한 치과 치료에는 문제가 없는데...'라고 생각한 적이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환자의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면 환자가 호소하는 불편감이 사라질까?'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혹시 '심료(心療、しんりょう)'라는 단어를 들어보셨나요?
사실 이 단어는 우리나라에서 쓰이지 않습니다...
일본 고유의 한자 단어이며, 한자 뜻 그대로 '마음의 치료'를 의미하는 단어로 생각하면 편합니다.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 우리나라에서 쓰이지 않는 용어, 즉 '심료'에 대한 것입니다 ㅎ
A. 심료내과(心療内科)
일본 사람에게는 '심료내과(心療内科、しんりょうないか)'라는 용어가 더욱더 익숙한데요.
사실 '심료'라는 단어 자체가 원조인 '심료내과'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일본 사이트에서 '심료'로 검색 시, '심료내과'의 검색 결과가 압도적...
그렇다면 '심료내과'는 과연 무엇이냐?
마음의 치료를 담당하는 내과?
우리나라의 다양한 의학 전공 중에, '정신건강의학과 (구 정신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와 다르게 세분화가 되어 있는데요...
바로 정신증(精神症)만을 담당하는 '정신과'와 신경증(神経症)을 담당하는 '심료내과'입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시죠 ㅎ
참고로 위 이미지의 간판에 쓰여 있는 심료내과(心療内科)는 멘탈 클리닉(メンタルクリニック)또는 하트 클리닉(ハートクリニック)라고도 합니다.
출처는 왼쪽 이미지의 경우 しば心療内科クリニック:写真/ホームメイト (doctor-map.info)이고, 오른쪽 이미지의 경우 看板制作実績はじめメンタルクリニック(大阪府) | クリニック看板+集患.com (clinic-kanbanpr.com)입니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2018년부터, 내과 전문의의 서브 스페셜리티 영역(サブスぺシシャリティ)으로 '심료내과 전문의'가 신설된 만큼, 공인된 용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위 사진의 출처는 研修プログラム | 学生・研修医の方へ | 九州大学大学院医学研究院 心身医学 / 九州大学病院 心療内科 (kyushu-u.ac.jp)이며, 2018년도 새로 개정된 일본의 전문의 제도를 의미합니다.
심료내과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내과 전문의 취득이 먼저이며, サブスぺシシャリティ는 우리나라의 내과 분과전문의를 의미하는 표현인 점 참고하세요 ㅎ
B. 그렇다면 신경증은 뭐지?
쉽게 말해 신경증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우리 몸과 마음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증상이며, 다음과 같은 예시가 대표적입니다.
① 몸으로 나타나는 증상 (소화불량, 어지러움, 두통 등)
② 마음으로 나타나는 증상 (불안감, 우울감, 과민반응 등)
저는 의사가 아니므로, 이 이상 전문적이고 학문적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제가 굳이 신경증을 소개하는 이유는, 오늘 다루고자 하는 '심료치과'에 대한 설명을 보다 쉽게 하기 위함입니다.
C. 일본의 심료치과(心療歯科)
엄밀히 말하면 '심료내과'와 다르게, '심료치과'는 일본에서 공인된 용어가 아니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어쨌든 '심료치과(心療歯科、しんりょうしか)'에 대해 설명하자면...
기존에 받았던 치과 치료에 얽힌 치아와 구강의 난치성 통증, 원인 불명의 위화감, 치과 공포증 등에 대해 '심신의학적'인 정밀검사 및 진단, 그에 따르는 치료를 행하는 치과의 한 분야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심신의학적'인 접근인데요.
이런 접근법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치과의사가 심료내과 전문의의 역할도 같이 겸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심료내과만의 전문성을 치과의사가 완벽히 따라가지는 않기 때문에, 일본 치과대학병원의 심료내과 클리닉에서는 심료내과 및 정신과와의 협진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일본 제1의 치과대학병원인 도쿄의과치과대학병원 치과 진료과를 나열한 것입니다.
(예전에 제가 일본 치과대학에 대해 설명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미지의 왼쪽 항목에서 7번째에, 치과 심신 의료 영역 (심료치과)이 독립적으로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의 출처는 歯科心身医療科 | 東京医科歯科大学病院 歯科(歯系診療部門) (tmd.ac.jp)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구강내과가 일본의 심료치과와 유사한 역할을 담당하긴 합니다.
다만 신경증으로 인한 각종 구강악안면의 문제 및 치과 공포증에 대한 해결을 구강내과에서 하는 것보다는, 메디컬의 정신건강의학과에 의존하는 경향이 매우 높다는 점은 일본과 분명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즉, 이런 일본 치과계의 '심신의학적' 접근은 우리나라 치과계에서 매우 생소하다는 점이 현실입니다.
오늘의 일본어 표현입니다.
違和感(いわかん): 위화감, 이질감 (일본에서도 異質感의 용어가 있으나, 違和感으로 쓰임)
繰り返す(くりかえす): 반복하다
振り返る(ふりかえる): 뒤돌아보다
訴える(うったえる): 호소하다
枝分かれ(えだわかれ): 파생, 분지, 갈라져 나옴
纏わる(まつわる): 휘감기다, 얽히다
ヒリヒリ、ピリピリ : 따끔따끔
ネバネバ : 끈적끈적
ヌルヌル : 미끌미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