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Part 1에서는 부분적으로 매복된 사랑니 주변에 자주 발생하는 지치주위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사랑니 주변에 발생한 염증이 빠져나가게 된다면, 조직 압력이 감소하여 통증 또한 감소하게 되는데요.
통증이 감소했으니, 환자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치과 내원을 안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매우 높은 확률로 지치주위염 증상은 재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시간은 증상이 발생한 사랑니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 사랑니 앞에 있는 어금니 뒷면에 충치가?
음식물 찌꺼기 (식편)가 부분 매복된 사랑니와 그 앞에 있는 큰 어금니 (제2대구치) 사이에 잔류하기 쉽다는 것은 저번 시간에 말씀드렸습니다.
잔류하는 식편은 제2대구치의 안쪽면에 충치를 유발하기 쉬운데요...
다음 이미지들을 보시죠.
아래턱의 맨 끝의 큰 어금니인 제2대구치 후방부에 큰 충치가 발생했음을 위 이미지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형태의 충치는 말이죠.
① 가장 안쪽에 있는 부위에 충치가 존재하므로, 물리적으로 기구를 접근하기가 까다롭고요...
② 침 (타액)이 흐르는 잇몸 밑으로 충치가 진행된 경우가 많으므로, 보존적 치료를 할 때 사용되는 레진 재료를 적용하기에 난감한 상황이 생깁니다... 수분이 닿으면 레진 중합이 실패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①, ②의 이유가 있다고 해서, 충치에 대한 치료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치료를 해야 하는 게 맞겠죠?
위 이미지에 대한 치료 방법은 3가지 정도 있겠습니다.
ⓐ 레진 치료 (수분 격리를 철저하게 한다는 가정 하)
ⓑ 인레이 치료
ⓒ 근관치료 (신경치료) + 크라운 치료
참고로 위 이미지의 인터넷 링크 주인인 일본 치과의사는 치료법 ⓐ를 선택했습니다.
저라면 치료법 ⓑ도 가능해 보이나 치료법 ⓒ가 더 낫다고 생각하며, 특히 환자가 턱이 발달된 우리나라 남성이라면 치료법 ⓒ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진단은 치과의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
㉯ 사랑니뿐만 아니라 그 앞의 큰 어금니도 발치??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 ~ ⓒ가 소용없는 경우가 있으며, 결국 사랑니와 더불어 제2대구치의 발치가 불가피한 경우가 있습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시죠.
왼쪽 이미지는 제2대구치의 안쪽에 우식이 심하게 진행된 케이스입니다.
특히 이 치아의 안쪽 뿌리에 충치가 상당히 발생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위에서 언급한 방법 3가지 모두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즉 이런 케이스의 경우, 사랑니와 함께 제2대구치의 발치가 유일한 해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른쪽 이미지는 저번 Part 1에 잠깐 언급드렸던 함치성 낭종의 케이스입니다.
함치성 낭종이 진행된 케이스로, 물혹이 제2대구치의 안쪽 뿌리는 물론 앞쪽 뿌리까지 퍼져 있는 양상인데요.
그러다 보니 제2대구치가 정상적 위치보다 후방으로 쓰러져 버렸습니다...
물론 정확한 건 CBCT로 봐야 알 수 있지만, 전신 마취 하에 낭종 적출술과 더불어서... 제2대구치 발치가 같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
㉰ 그래도 발치를 안 한다면? 최악의 결과가...
사랑니로 인해 증상이 점점 심각해지는 것을 느끼면서도, 발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사랑니를 뽑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지치주위염으로 인해 뼈가 점점 녹게 되는데, 어느 정도의 임계점을 넘기게 되면 주변의 해부학적 구조물로 염증이 넘어가게 됩니다.
전문 용어로는 근막간극 감염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이런 유형의 감염이 발생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추가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① 입을 벌리기 힘들어짐
② 통증과 부종이 목까지 퍼짐
③ 음식을 삼키기 힘듦
④ 급성 종격동염
여기서 정말 최악의 경우는 바로 ④ 급성 종격동염인데, 그 이유는 치사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발생한 사랑니를 방치한 최후가 사망일 수도 있다는, 무서운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의 대다수의 사람은 이런 단계까지 오기 전에, 극심한 통증 및 불편함 때문에 병원에 내원하므로 이런 비극적인 결과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긴 합니다 😅
증상이 있는 사랑니는 발치가 필수이며, 증상이 없는 사랑니는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번 시간의 일본어 표현입니다.
奥行(おくゆき): 내부까지의 거리, 물리적인 깊이, 사고 등의 깊이
やかましい : 까다롭다
諦める(あきらめる): 단념하다, 포기하다
根、根本(ね、ねもと): 뿌리
唯一(ゆいつ): 유일
傾く(かたむく): 기울다, 쓰러지다
漠然とした(ばくぜんとした): 막연한
躊躇う(ためらう): 주저하다
飲み込む(のみこむ): 삼키다
それなので : 그러다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