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치과에 관련된 일본어/궁금증을 풀어 주는 치과 상식

치아에 금 (크랙)이 간 것에 대한 치료는 치과의사인 저의 입장에서는 매우 까다로워요... 치료가 잘 안 되어도 저랑 싸우시면 안 됩니다. Part 2. 크랙치아의 진단, 치료 및 예후?

반응형

지난 Part 1. 에 이어서...

 

크랙치아를 진단하는 방법, 치료 방법 및 예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 크랙치아의 진단 방법

 

여러 변수와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이 블로그에서는 완전 자세히 알려드리긴 힘들고요...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있다!

이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ㅎ 

 

 

① 환자가 씹을 때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부위에 대한 재현성 검사 

 

: 충치가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상황일 때, 크랙치아의 가능성을 나타내어 줍니다.

씹을 때 혹은 씹고 난 뒤에 통증이 있음 (개인적으로 씹고 난 뒤의 통증을 주목하는 편입니다)

→ 차가운 것이 닿으면 강하게 시리거나, 시린 증상이 오래 지속됨 

 

 

② 맨눈으로 크랙 부위를 찾기 (+ 미세 현미경)

 

: 말 그대로 눈으로 치아에 금이 간 것을 찾는 것을 말합니다.

: 다만 맨눈으로 안 보이는 실금도 있으므로, 치과용 미세 현미경 등을 사용하면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빛의 형광 성질을 이용한 치과용 기기를 이용하여 찾기

 

: 형광이란 특정 물질이 빛 A의 자극에 의해 빛 B의 형태로 발생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이해하려면 물리 쪽 전공 지식이 좀 필요하므로... 여기서는 그냥 이런 빛이 있다고만 생각합시다 ㅎ

: 특정 치과용 기기는 형광의 성질을 이용하여 치아의 우식, 치태, 치석 등을 탐지할 수 있는데, 치아에 균열이 있는 것 또한 탐지가 가능합니다.

→ 문제가 있는 부분이 붉은색 or 주황색의 형광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ㅎ

 

 

X-Ray 사진을 촬영하여 찾기

 

: 주로 치아 뿌리 (치근) 쪽에 크랙이 의심될 때, X-Ray 사진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때가 있습니다.

→ 뿌리 주변으로 알파벳 J자 (J Shape)의 검은색 부분이 나타나면, 치근 크랙이 강하게 의심된다고 진단 내립니다.

 

 

(왼쪽 이미지) 진단 방법 ③, 크랙 부위가 붉은색 형광으로 보임. 출처는 아이오바이오, Qray 체험 이벤트 '스타트' (dailydental.co.kr). (오른쪽 이미지) 진단 방법 ④, 치아 뿌리 부분의 뼈가 다른 부위와 다르게 검은 색으로 보이는데, 이는 J Shape의 골소실이 있고, 해당 치아 뿌리에 크랙 혹은 파절이 있음을 알려줌. 출처는 Don’t Let Your Diagnosis Fall Between the ‘Cracks’ - Dentistry Today.

 

 

저번 시간에 말했듯이, 사실 크랙치아를 쉽게 진단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여건이 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진단 방법 ① ~ ④ 모두를 활용하는 것이 맞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위의 눈으로 보는 진단 방법의 ②, ③, ④를 이용해도 전혀 크랙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합니다.

 

이럴 때에는 진단 방법 ①로만 의지해야 하는데요.

이마저도 치과의사가 검사할 때 환자가 평소 호소하는 증상이 다시 나타나지 않는, 재현성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쩔 수 없이 경과 관찰을 할 수밖에요...

 

 

㉯ 크랙치아의 치료법?

 

어찌어찌해서 크랙치아로 진단을 내리게 되었다면, 그에 맞는 치료가 들어가야 합니다.

 

예전에 제가 잠깐 소개했던 근관치료, 즉 신경치료를 한 다음에 크라운을 씌우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죠.

크라운은 치아머리를 360도로 꽉 잡아주면서, 크랙이 진행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근관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치아에 구멍을 내는 과정이 필수인데, 이때 치아머리로부터 시작된 크랙이 치아 뿌리까지 진행되어 있지 않기를 바라야 하는? 운의 영역이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크랙이 치아 뿌리로 진행이 된 것이라면, 근관치료 후 크라운 장착 과정이 의미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즉, 크라운은 치아머리의 크랙만 감싸줄 뿐, 치아 뿌리에 있는 크랙을 감싸줄 수 없습니다...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이 발치를 해야 합니다.

 

 

(왼쪽 이미지) 근관 치료 이후에 크라운을 장착하는 3D 이미지. 출처는 www.photo-ac.com. (오른쪽 이미지) 치아 머리까지만 한정되어 크랙이 있는 경우에만 치료 가능함 (Treatable). 출처는 Periodontal Associates - Dental Implant Team : Replace or Save Tooth? (periodontalhealth.blogspot.com).

 

 

㉰ 크랙치아의 예후... 과연?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크랙치아의 예후는 상당히 안 좋습니다.

 

㉯에서 언급한 크랙치아의 치료법, 즉 근관치료는 크랙이 없는 치아의 경우에도 90퍼센트의 성공, 10퍼센트의 실패의 비율을 보입니다.

 

게다가 치아머리에만 크랙이 한정되어 있다고 판단하는 것, 그 자체가 완벽할 수 없습니다...

실험실 수준으로 정밀한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봐야 겨우 보이는, 아주아주 미세한 크랙이 치아 뿌리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죠.

 

 

바로 이런 부분에서, 저번 시간에 말한 돌팔이 치과의사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크랙치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이,
겉으로 보기에 충치도 없는 치아를 뽑아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환자에게 한다면?

'아, 여기 원장은 임플란트로 돈 벌려고 멀쩡한 치아를 뽑으려고 하네? 비양심 치과의사 ㅅㄲ! ㅉㅉ...'
라고 오해하기 딱 좋은 상황이 되는 것이죠 ㅎ

 

 

우리나라 사람은 크랙치아의 빈도가 상당히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료를 잘해 놔도 크랙치아의 예후가 좋다고 할 수는 없으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치아에 균열이 나지 않도록 평소에 식습관, 턱습관을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제의 일본어 단어입니다.

 

予後(よご): 예후, 치료 후의 경과

再現(さいげん): 재현

裸眼(らがん): 맨눈, 육안

微細(びさい): 미세

訴える(うったえる): 호소하다

包む(くるむ): 감싸다

クラウンを被せる(かぶせる): 크라운을 씌우다 (被る는 머리 부분부터 착용하는 것을 주목, 23년 3월 1일 게시글 참고)

仕方がなく(しかたなく): 어쩔 수 없이